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스쿠킬 강가를 지나며 만발한 봄의 향기에
취했습니다. 하얀 벗꽃의 바다, 노란 개나리의 물결 . . . 봄 꽃들은
각기 자기의 모습을 뽐내며 우리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나도 거만
하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그토록 교만하게
세도를 부리던 겨울의 추위를 몰아낸 투사들 처럼 대견하게 보였습니다.
지는 햇빛을 맞으며 흔들거리는 황금및 물결 . . . 그 위에 소리없이
미끌어지는 조정의 행렬. 필라델피아의 봄은 가을 만큼이나 아름답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물결처럼 시간의 흐름을 막을 길은 없습니다. 막아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시간도 하나님의 피조물, 결국 그의 창조의
목적이 이루어 지는 그날을 향하여 마음껏 달리는 신실한 하나님의
종일 뿐입니다. 아내를 향하여 말했습니다. "당신의 40대는 아마도
당신 인생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될거야." 이제는 같이 늙어가는
마당에 서로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 조차 행복의 겨웠습니다. 그날
따라 아이들의 눈망울이 참 맑아 보였습니다.
곧 꽃들이 시들고 떨어진다고 해도 진녹색 여름의 냄새, 그리고 황
금빛 가을 저녁의 매미의 소리가 남아 있습니다. 어느 계절이든
하나님의 사랑이 찐득하게 배어 있습니다.
4월의 하늘이 참 아름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