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락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살생으로 마음이 무거운 판에
인도해의 참극이 벌어져 떠나 보내는 해에 대한 아무런 미련도 없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잠시 후면 송구영신 예배가 시작됩니다.
오늘은 교회 사무실에서 저녁 내내 자리를 지키기로 했습니다.
몇 시간이라도 조용한 혼자의 순간이 필요했거든요.
성경을 뒤적거리며 앞뒤 없는 기도말을 중얼 거리며
그렇게 시간을 흘려 보냅니다.
지난 일년 행복했나요, 사랑했기 때문에?
지난 일년 즐거웠나요,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주지 못한 사랑이 아쉽고, 받지 못한 사랑이 그립고 . . . .
멀리 있는 친구들이 그립고, 옆에 있는 가족이 안스럽고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 . . .
이제 또 한해가 지나면 더 많이 늙어지실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며 속이 싸-하게 느껴지고 . . . .
흘러 나오는 모짜르트 바이올린 콘첼토 선율의 아름다움과 쓰라림의 교차점이 마음 속에 파고 들고 . . . .
그래도 오늘 밤이 그렇게 춥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이상 기온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은은한 감사가 마음에 퍼져 나갑니다.
잔잔한 소망이 심령을 적셔 들어 갑니다.
"하늘 보좌에 하나님이 계시니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도다."
폐허가 된 세상을 영광으로 덮을 그날을 기다립니다.
잿더미 위에 눈물 뿌리며 엎드러진 영혼들을 보호의 장막으로 덮어주실 그날을 기다립니다.
기다리면서 새해에도 싸워야 겠지요.
너무 쉽게 넘어지지 말게 하옵시고,
너무 쉽게 장담하지도 말게 하옵소서.
그냥 묵묵히, 그러나 뜨겁게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께서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게 하옵소서.
해피 뉴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