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란 말을 벗어 버린 것도 몇 년은 된 것 같습니다.
작년 한해를 “서로 양육하여 성숙에 이르는 해”라는 제목의 메세지로 시작했는데 과연 그런 주제가 어울리는 한해가 되었는지 자신과 교회를 돌아보게 됩니다. 이제는 성숙이란 말이 어색하지만은 않습니다. 교회가 7년이 되면 성숙을 기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성숙이란 말이 너무 거창하다면 다른 말로 안정이라고 할까요? 여러모로 기쁨의 교회는 안정감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 됩니다.
이제는 그런대로 정착되어가는 성도들 - 특히 구석 구석에서 자리를 지켜가며 교회를 지탱해 나가는 수많은 헌신된 성도들의 땀과 기도, - 정착되어가는 교회의 구조, 그리고 연중 프로그램들.
그런데 “안정”이 “안심”이 되더니 결국 “안주” 또는 “안일”함이 되어 버리면 비극이겠지요. “진리의 기둥과 터”가 되는 교회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증거하는 목적을 위하여 잠시라도 방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제가 바라는 기쁨의 교회는 여전히 그런 것입니다.
복음의 포근함과 자유함이 있고, 아울러 죄로 망가진 사회, 사람, 관계에 대하여는 과감하게 진리와 경건을 선포하는 교회. 복음의 안정감과 개혁의 단호함이 공존하는 교회.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그런 교회. 교회 사이즈가 작던 크던 건강한 교회로써 영향을 미치는 리이더쉽이 있는 교회.
사역 7년째 접어들면서 조금 힘겹게 느껴지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왜 7년째를 안식년이라고들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목회적 포부와 창의력이 시들어 가고 초조함과 막막함이 느껴지던 시간. 그런데 결국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한어목회, 영어목회, 그리고 그 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장들이 부족한 저에게 주어진 것이 참 감사했습니다. 저에게 자문과 사역적 도움을 구하는 많은 분들을 보면서 제 자신과 우리 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목적을 다시한번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회계연도를 시작하는 지금, 저는 새로운 각오로 한해를 맞이합니다. 당연히 정복해야 할 고지들을 정복하고 우리 뿐만 아니라 차세대들과 교회 밖에서 갈급함을 호소하는 분들의 영적 훈련을 위한 터전을 세워가며 또 허락받은 한해를 힘차게 전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새해는 “내실을 기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감동을 숨쉬는 예배, 짜임새 있고 알찬 쥬빌리 제자원, 뜨겁고 거룩한 사랑이 넘치는 양육과 교제의 장, 고통당하는 이웃의 필요를 채워주는 나눔의 실천 , 21세기 사역현장에 맞는 정책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펼쳐나가는 선교 활동, 세계 속의 영향력있는 그리스도인으로 세워지도록 목적을 가지고 치밀하게 영혼을 빚어 나가는 자녀 교육 . . . . 아직 우리에게 많은 물질적 자원이 없을지라도 우리는 말씀에 대한 열정이 있고 헌신된 인력을 지니고 있다는 확신 속에서 하나를 하더라도 확실하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질적 성장과 양적 성장은 상반된 것이 아닙니다. 같이 가야 합니다. 이제 구호로 만 외치는 것이 아니고 마음과 시간을 모든 성도들이 같이 투자하여 하나님의 영광이 넘쳐 세상에 소망을 주는 견고한 예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