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순장로교회 청년들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04-08-24 14:08:23    조회: 4,044회    댓글: 0
지난 주말 목-토 기간에
뉴욕주 캣즈킬 근처에 있는
로잔데일 수양관에서
뉴욕 순장로교회 청년들의
하기 수양회가 있었습니다.
저로써는 3년 만에 다시
순장로교회 청년들을 만나는
기다렸던 시간입니다.
3년 전에는 샌디코브에서
수양회를 가졌기에
거리가 가까와서 좋았는데
이번 수양회를 위해서는 4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를 가야 했습니다.

순장로교회란 이름 자체가 생소하지 않습니까?
해방 이후 신사참배라는
엄청난 배교의 역사를 씻기 위하여
나름대로 철저하게 교회를 재건하려 했던
그런 분들의 후예들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순수하게
Pure Presbyterian Church 라고
붙인 교단의 소속 교회입니다.
이 교회는 뉴욕에서는 유일한 순장로교회로써
장년 출석이 3-400명 되는 적지 않은 교회랍니다. 

청년들은 대부분 그 교회 소속된 성도들의 자녀들입니다.
교회에서 자라서, 그리고 그 교회의 독특한 분위기에서
자라서 그런지 정말 순수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러나 촌스럽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냥 착하고 예쁘고 정겨운 청년 들입니다.
찬양팀을 만들어 기타와 드럼을 치며 찬양하는 것도
불과 3개월 전 부터 있는 일이라서
대표 기도 때 마다 "찬양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가
빠지지 않습니다.
대부분 영어와 한국어를 듣는 것이 그런대로 자유로와서
모든 것이 이중언어로, 별 무리없이 조화되는 그런
분위기 입니다. 
남,녀가 반반씩 20여명 되는 청년들인데
결혼할 나이가 된 이들이 적지 않은데도
행동은 천진난만합니다.
남녀 사이에 서로 눈치를 볼 만한데
화장도 하다 말고,
옷이나 제대로 갈아 입는 건지 . . .
그런데 자매들은 하나 같이 예뻤구요.
서로 모여서 하는 말이,
"여자로 안보여요"
"우리 눈엔 남자로 안 보이구요"
하도 어린 나이 때 부터 같이 자랐으니
이성이라기 보다는 오누이들 같다는 거지요.
그러면서 서로 상처 받는 건 아닌지 . . .

그런데
이 교회 청년들이 그토록 수양회를 기다리는 것은
그들을 지도할 만한 교역자가 그 교회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거의 2년 이상을 지도자 없이 자기들 끼리 꾸려 나가며
교회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교단 자체가 특별하다 보니
그렇게 만만하게 목회하러 오는
청년 목회자가 없습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다들 전도사들로 보였습니다.
특히 쥬빌리에서 대학원 시절 교회생활을 했던
Kevin형제는 교회를 위한 고민을 가지고
수시로 저와 상담합니다.
교회 리이더들을 필라로 대리고 와서
쥬빌리 교역자와 어랜지 해서
일일세미나도 합니다.

말씀을 전하는대로 진지하게 듣습니다.
평상시 지도자와 대화가 없어서 그런지
말씀 시간에도 서슴없이 궁금한 점을 손 들고 질문합니다.
Q & A 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너무 즐겁습니다.
진지한 질문과 진지한 대답 사이에
영혼이 자라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같은 기간에 같은 장소에
퀸즈 장로교회 1,2,3부 청년회 연합 수련회가
열렸습니다. 100 여명 이상의 젊은이들의 모임에
열기가 보통이 아니었지만
소채플에 모여서 예배하는 순장로교회 청년들은
조금도 부러워 하거나 눈치 보지 않고
자기들의 세계에서 맘껏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아, 공동체의 크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구나 . . . "
정말 그랬습니다.

수양관을 떠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큰 폭풍을 만났습니다.
눈 앞에서 번개가 번뜩이고
앞을 분간 할 수 없이 쏟아지는 폭우 . . . .
6시간 이상을 비와 트래픽과 싸우며
좌우로 미끄러 지는 차와 씨름하며
(hydroplane이 눈 많큼 무섭더군요)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우리 애들이 떠드는
귀에 익은 소리를 들으며
그대로 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수양회 도중 전화를 한 아내에게
"참 잘 온 것 같아, 정말 와야 할 자리었어"라고
중얼 거리던 생각이 납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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