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늦은 밤에
울음을 참아내면서
너를 찾지만
이미 너는 내 어두운
표정 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이름을 부를수록
이름을 부를수록
너는 멀리 있고
내 울음은 깊어만 간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신달자의 시, "너의 이름을 부르면"]
누군간 나에게 이런 얘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당신은 나의 아픔에 동참하려 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알고, 사귀고, 사랑하는 것 마져
나의 편안함을 구현하는 행위가 된 것이라면
정말 부끄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참 사랑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사랑할줄을 모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서로 붙들고 사랑을 요구만 하는
불안한 인간의 비극은
사랑을 원할 줄은 알지만 주는 것에는
전혀 익숙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참 사랑은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흘러 나와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마치 밤새 아픈 아이를 붙들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 어머니 마음 처럼,
떠나야 하는 연인의 뒷 모습을 보면서
소리를 죽이며 이름을 부르는 순간처럼.
부활절은 참 반가운 절기입니다.
주님께 사랑 받는 것에만 익숙했던 제자들이
외로움에 떨고 있을 때 . . .
주님이 다시 찾아 오셨습니다.
나의 아품에 너희가 동참하지는 못했지만
난 너의 아품에 동참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너희도 알게 되리라.
그 날이 오면
너희도 서로의 아품을 지게 되리라.
그 날이 오면
사랑의 열매를 같이 따 먹는 즐거움을 알게 되리라.
그 날이 오면. . . .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것은 아니지만"
그 날이 오면
사랑하기 때문에 같이 울게 될 것이다.
사랑의 계절이 왔습니다.
지금 주님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