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그런 말을 듣지 않습니까? 목수가 자기 집은 고치지 않고, 계리사가 자기 집안 재정은 부인에게 맡겨두고, 목사가 집에서는 영적 지도자가 되지 못한다고 . . . . 셰프가 집에서는 요리하기를 싫어하는 것도 마찮가지겠지요. 밖에서는 루이스 전문가니, 어쩌니 하면서도 막상 영적으로는 자기 집 같은 본 교회에서는 루이스 강의하는 것을 별로 탐탁치 않게 여긴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자기가 전공한 분야에 대해서 침이 마르도록 얘기한다고, 도리어 교회 교인들이 지겨워 한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하지만 그런것은 예외적인 것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적어도 저의 경험으로는 내가 전공한 것이라고 하는 것을 설교 때 자주 언급한다던지, 구체적으로 시간을 만들어 강의하고 하는 것이 도리어 어색하게 느껴지니까요.
뭔가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다는 것은, 아울러 그것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동반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서 도리어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는 주춤하곤 하는 것이 아닐까요? 자기 아내와 자녀, 또는 부모를 앞에 놓고 설교를 잘하는 목사는 참 훌륭한 목사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아주 생각이 단순한 사람이든지요. 얼마나 목회에 대해, 설교에 대한 편안한 생각을 갖고 있으면 자기 식구들 앞에서도 설교하는 것을 즐길까?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자기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는 것이 곧 실력이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그 실력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가를 스스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즉, 책임성의 문제입니다. 나 이거 잘해, 나 저거 잘해를 연발하며 자신 만만하게 떠벌리는 사람 보다는 진심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하는 사람이 사실은 훨씬 더 깊은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라든 추측이 절대로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뭐든지 철저하게 준비해서, 자신의 실력을 야무지게 모여주는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일반적"의 수준을 뛰어 넘어서 "전문가"의 실력을 "실수"없이 보여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말입니다. 길거리에서 텀블링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어린 아이들이지 올림픽 기계체조 선수는 아니지요. 하지만 때가 되면 자신의 실력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멋을 보통 사람들은 흉내 낼 수 없습니다.
사실은 아무때나 나서지는 않지만, 조용한 자신감 (humble confidence) 속에 끊임 없이 준비하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