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방문하는 날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08-04-15 18:29:42    조회: 2,522회    댓글: 0
어느덧 아들을 대학 보내는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어제 생전 처음으로 아들과 함께 캠퍼스 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작은 사립 학교입니다. 내가 꼭 가기를 원했던 학교도 아니고, 아들 입장에서도 꼭 가려고 마음 먹은 학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캠퍼스 방문 프로그램 그 자체가 마음을 많이 설래이게 했습니다.

작은 학교 답게 참석한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학생의 수가 8:2 정도로 많아 보였습니다. 과학 계열 학교라서 그런지 동양인의 숫자가 특별히 많아 보였고, 학생들의 모습이 조금 경직되어 보였습니다. 사실 대학교라고 하기에는 너무 단순해 보이는 캠퍼스라서 공부 외에는 별로 할 것이 없어 보이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아들은 "원래 고등학교에서는 인간성을 배우는 것이고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것이니까"라고 나름대로 "인생 철학"을 외치면서, 이제는 공부에 전념할 것이라고 장담하기까지 했습니다. "네가 일반적인 대학 생활을 즐길 수 없을 것 같아서 난 마음이 조금 아프다"고 했더니 도리어 괜찮다고 아버지를 위로하는 듯 했습니다. 단 "학비가 비싸서 좀 안됐다"고 부모 걱정도 잊지 않았지요. 이젠 정말 예비 대학생이 되었나봅니다.

학교 커리컬럼을 보고 걱정이 앞섭니다. 내 경험과는 아주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첫2년은 교양 과목을 다양하게 택하고, 마지막 2년에 전공 과목에 전념하는 것과는 달리, 일학년 때 부터 전공 과목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수업하도록 하고, 도리어 4학년 때 다양성을 경험하도록 하는 정 반대 모양의 커리였습니다. 숨돌린 겨를도 없이 . . . . 아들은 이제부터는 하이스쿨의 마지막 학기니 실컨 놀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대학 부터는 머리를 싸매겠다고. 그래서 내가 중얼 거리기를 . . . "공부도 버릇이 들어야 하는 건데, 이제와서 되겠니???" 도움이 안되는 아버지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우리둘은 툭툭 치면서 재미있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갑자기 나 역시 공부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이미 할 공부 다하고 이제는 교수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으면서 무슨 공부냐 할지 몰라도, 다시 학생들 사이에서 강의도 듣고, 벤더에 가서 점심도 사 먹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얘기 했지요. "내년에 나도 이 근처에 학교에서 청강 하나 할까 하는데 . . . 그럼 만나서 같이 점심이나 먹자."  "아빠, 좋은 생각!" 그리고는 학교 책방에 가서 학교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와 스웨터를 몇개 샀습니다. 엄마것 아빠것 까지. . . 이렇게 하루가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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