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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 ‘십자가의 도’ 를 묻다
‘열린 말씀 컨퍼런스’내용
‘파워 기독교와…’로 출간
“복음의 원리는 자기 부인”
기복-이기적 신앙에 도전
바람직한 신앙의 길을 묻기 위해 지난해 가을 세리토스장로교회에서 열렸던 ‘열린 말씀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내용을 한 데 모은 ‘파워 기독교와 십자가의 도’(사진·열린말씀 간)가 최근 한국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21세기에도 한국과 미주 한인 기독교계 메시지의 무게 중심이 여전히 ‘번영의 복음’ 쪽으로 기울면서 기복신앙, 인간의 유익만을 위한 이기적 믿음의 굴레를 벗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깊어지는 가운데 출간돼 관심을 끈다.
이 책에는 성경이 제시하는 바른 목회와 선교를 하기 위해 고뇌하는 젊은 목회자 9명의 글이 오롯이 담겨 있다. 한규삼 목사(뉴저지초대교회 담임), 정민영 선교사(위클리프성경번역선교회 부대표), 박영배 목사(풀러튼 뉴라이프선교교회 담임), 한성윤 목사(나성남포교회 담임), 박성일 목사(필라델피아 기쁨의교회), 김한요 목사(세리토스장로교회 담임), 송영재 목사(남가주 늘푸른선교교회 담임), 김태권 목사(필라델피아 임마누엘교회 담임), 노진준 목사(LA 세계로교회 담임) 등이 그들.
저자들은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전제한 뒤 “오늘날 교회는 힘이 생겼지만 하나님 말씀의 힘을 경험하는 성도들의 수는 줄어드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한다.
또 “힘 있는 신앙생활은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머물 때 일어나는 생각과 행동의 변화에서 나온다. 이제 우리는 예수께서 보여주신 ‘십자가의 도’를 통해 진정한 복음의 파워를 다시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복음의 원리는 요즘 유행하는 ‘파워 기독교’나 그것을 통한 자기 과시가 아니라 ‘자기 부인’이 수반되는 십자가의 길”이라는 게 이들의 외로운 외침. 그것은 ‘힘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세상의 방법에 편승하여 기독교의 우월성을 드러내려는 노력’인 파워 기독교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다. 저자들은 독자들에게 진지하게 묻는다. ‘믿음 좋은 사람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광고하고, 엄청난 돈을 들여 동네의 다른 건물과는 전혀 안 어울리는 중세 건축물 같은 교회당을 세우고 수만달러를 선교지에 뿌리며 영향력을 과시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기독교냐고, 정말 예수 믿으면 성공과 출세, 부귀와 건강이 보장되는 것이냐고.
“기독교의 힘은 변화된 성도의 삶에서 나온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예수님 외에 다른 이적을 찾을 필요가 없게 되었다” “하나님의 말씀 없이 기적을 추구하는 영적 사행심에는 이미 하나님이 없다” “팔복은 소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심령이 가난한 것이 복이며 애통해 하는 것 자체가 복이다”. 저자들은 편한 믿음생활에 안주해 온 크리스천들에게는 도전적으로 느껴지는 메시지를 거침 없이 토해낸다.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열린 말씀 컨퍼런스’는 개혁적인 마인드의 목회자 12명의 주도로 2002년 동부에서 시작됐으며, 2005년부터는 남가주에서도 열리기 시작했다. 올해는 11월에 세리토스장로교회에서 ‘예수와 돈’이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구입 문의 (562)924-7879
<김장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