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하신년 (謹賀新年)>
새 해에 드리는 인사 말인데 그 글씨에 담겨진 의미롤 모르고 애써 사용하여 왔읍니다. 한양대 안산 캠퍼스 정석원 교수님의 한자에 흐르는 문화를 엿 듣기로 합시다.
한자 중에는 미관을 위해 다이어트를 한 것도 많다. 謹 속의 ¤(근)은 黃과 土가 결합한 뒤 살짝 다이어트한 글자다. 따라서 뜻은 ‘황토흙’이다. 그러나 보통의 황토흙이 아니라 워낙 고와 옛날 중국에서 饑饉(기근)의 대용식품으로 사용되었을 정도다. 그래서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했으므로 ¤자가 들어간 한자들은 모두 ‘조심’, ‘정성’의 뜻을 가지고 있다. 곧 謹은 말(言)을 하는 데 신중(¤)해야 함을 뜻한다. 말은 禍福(화복)의 근원이 아닌가. 여기에서 謹은 ‘삼가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편 賀는 慶事(경사)에 축의금(貝)을 준다(加)는 뜻으로 ‘축하하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新은 서 있는(立) 나무(木)를 도끼(斤)로 찍어내는 모습으로 본디 뜻은 ‘땔감을 하다’였다. 그것이 후에 ‘새롭다’는 뜻으로 轉用(전용)되어 널리 사용되었으므로 새로운 글자 ‘薪’자를 다시 만들어 ‘땔감을 하다’는 뜻을 담아두었다. 소위 假借(가차)인 셈이다. 이미 여러 번 설명한 것처럼 한자에서 이런 경우는 많다.
마지막으로 ‘年’을 보자. 甲骨文(갑골문)에는 잘 익어 고개를 숙인 벼를 낫으로 베고 있는 모습이다. 일부 학자는 볏단을 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어느 경우든 벼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과연 ‘年’의 본 뜻을 찾아보면 ‘穀熟也’(곡숙야)로 되어 있다. ‘곡식이 익다’는 뜻이다. 농경민족, 그것도 쌀을 주식으로 했던 만큼 벼가 모든 곡식의 대표였던 것이다. 그리고 벼는 일년에 한 번 익으므로 年은 한 해, 즉 ‘일년’을 뜻하게 되었다.
謹賀新年’이라면 ‘삼가 새해를 축하드립니다’는 뜻이다. 매년 年末年始(연말연시)면 주고받는 德談(덕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