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새로나온 '들국화' 씨디가
배송이 되었다. 씨디로 듣고 싶어 음원 다운로드를 참았고,
.. 떨리는 가슴으로 오랫만에 전인권의 살아 있는 목소리를
따끈한 씨디로 들었다.
지난 이십년이 넘게 마약남용으로 더 이상 그를 볼수도, 들을
수도 없을줄 알았는데.. 극복하고 회복해서 건강해진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전인권이 돌아왔다.
어려서 밀려오는 '질풍노도'의 갈증을 해결할 길 없어 못된
버릇만 수없이 되풀이 하고 있을때, 우리의 유일한 출구는
전인권의 노래였다. 그는 나의 우상이다. 지금도 그는
나의 우상이다. 건강해져서 돌아왔을 땐 고마워 눈물 한방울
흘리게 만든 영원한 나의 우상이다.
난 아직도 예술작품보다 그 예술을 만든 사람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고 싶은 천진난만함?이 잔뜩 배여 있는 사람이다.
최소한 이율배반을 하지 않는 그런 예술가, 구차한 변명과
함께 그의 삶과 작품을 분리하지 않는 그런 예술가, 자기의
삶 그 자체로 충분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그런 예술가..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 전인권이 돌아왔다. 나의 믿음을 져버리지
않고. 한 때 최덕신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감성에 빠져 눈물,
콧물 흘리던 나도 돌아와 다시 돌아온 전인권을 맞이한다.
마치 헤르만헤세의 소설, '知 와 사랑'에서 골트문트를 맞이하는
나르찌스처럼, 그렇게 나도 전인권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