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hood [6]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10-05-13 13:03:44    조회: 1,488회    댓글: 6

얼마 전에 있었던 열린말씀 컨퍼런스에서 어떤 강사님의 키워드 중에 하나가 아니었나 기억합니다.  그런데 그 강사님의 열띤 강연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Womanhood'가 뭔지 쉽게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원래 제가 좀 형광등이지만,그것을 정의하기가 힘들었던 것은 '바람직한 여성상(혹은 남성상)'이라는 것이 시대와 문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지 않더라도, 현시대에서 기대하는 여성상이 이천년 전의 기대치와 많이 다를 것이 분명합니다.  또, 현재 미국내에서도 인종, 지역, 계급별로 각기 다른 여성상이 있을 것 같습니다.  좀 더 가까이는 한 가정에서도 부모, 자식 세대 간에서도 서로 기대하는 여성상이 다른 것이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특정 여성상만을 고집하며 살아가는 것이 옳바른 것인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 Womanhood나 Manhood라는 것이 어떤 한 개인에 대한 기대치라기 보다는 여자 혹은 남자라는 '집단' 혹은 '그룹'을 전체적으로 묘사하는 특성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한 개인이 그가 속한 성별 집단의 모든 특성을 잘 드러내는 것은 아주 드문데, 또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그 '이상'에 도달하려는 것이 꼭 바람직 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모든 개인들이 저마다 서로 다르기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알아가는 과정이 삶의 하루하루에 재미를 더해 가지 않나 싶습니다.  만약 어떤 누구를 처음 만났는데 그 사람이 그의 성별의 대표적인 특성들을 모두 지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는면 얼마나 인생이 반복적이고 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박목사님께 항상 감탄하는 것 중 하나는 그분의 '감성'의 '섬세함'과 그로 연유되는 성도들에 대한 그 분의 개별적인 관심입니다.  '감성' 과 '섬세함'이라는 것들을 구태여 구분하자면 어느 성별 그룹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이 박목사님을 하나님이 목적하신대로, 계획하신대로 유용한 도구로 사용하시려고 그러한 성향들을 불어넣어 주셨을 것으로 믿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쿠키컷터로 남자 여자를 찍어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으로 저마다의 개별적 개성을 그리고 각기 소명을 다할 수 있는 능력을 불어넣은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모든Womanhood나 Manhood라는 구분은 상당히 인위적인 구분으로 느껴지고, 그러한 구분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목적을 이루어 나가는데 예수님 안에서 하나가 되는데 얼마나 쓸모가 있나 의심이 갑니다.  남녀갈등, 그리고 그 너머 세상의 인간사이의 많은 갈등들이 '타인에 대한 채워지지 않은 기대'에 시초하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가 흔히 여자는 어떠어떠해야 한다고 쉽게 말하지만,  상대방이 그 기대치에 도달하려는 능력의 여부와 또 그리하고 싶은 혹은 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는 상대방의 의지를 무시하고, 내가 독단적으로 내세우는 이 기대감을 어떻게 합리화할 수 있을까요?  내가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부터 얼마나 많은 것을 요구하며 강요할 권리가 나에게 있습니까?  만약 아내가 나에게 남자는 이러이러해야 한다고 말하면 내가 그걸 얼마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만약 그래서 서로가 양방의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그래서 불만과 불행 속에서 살아야 하겠습니까?  아마도 이것은 스스로 정당화될 수 없는 욕심일 것입니다. 저도 그런 욕심이 수시로 고개를 들며 죄를 저지르는 인간이기에, 그 분을 이해하려고 해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도 멈칫멈칫 주저하고 반성하며 이 욕심의 고리를 끊어버릴 수 있기를 빕니다.  저의 기대를 내려놓을 수 있게 하시고, 단지 저에게 주어지는 것들을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줄리아 아빠

댓글목록

작성자:     작성일시:

와... 대단한 토픽을 들고 오셨습니다...  이자리에서 말 한마디 잘못하면 영영 매장될 수도 있을 것 같은
서슬푸름이 직감되지만 그래도 댓글을 달고 싶은 마음에.. 주저하지 못하는 저의 인내심 없음도 고백합니다..

윗글을 쭉 읽어가다 문득 생각나는 단어가 하나 있었습니다.  " Complementarity "  이 말을 어떻게 번역을
해야 할 지 잘모르겠는데..  그 단어가 나온 책을 좀 보니 속시원한 설명이 나와 있어서 한번 적어봅니다.

If one word must be used to describe our position, therefore, we prefer the term ‘complementarian’,
since it suggest both equality and beneficial difference between men and women.  We are comfortable
with the term “traditionalist” because it implies an unwillingness to let Script challenge patterns of behavior,
and we certainly reject the term “hierachicalist” because it overemphasizes structure authority while giving
no suggestion of equality or the beauty of mutual interdependence.

“ 50 Crucial Questions “ by John Piper & Wayne Grudem


가끔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아무리 기발한 생각과 의문을
가지더라도 그건 이미 앞세대에서 다 거쳐간 것들이라 대답은 벌써 나와있는데, 우리가
그것을 찾을려는 노력보다는 내 작은 우물에 갖혀 어리석음만 메아리치고 있다는..  극단적인
생각이지만.. 

그래도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작성자: 댓글의 댓글     작성일시:

"Philosophy is our attempts to provide new answers to old questions."

어떤 유명한 사람이 한 말 일 것 같은데, 사실은 제가 방금 지어냈습니다.  그럴듯 하죠?^^..  철학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소크라테스에서 부터 임마누엘 칸트 그리고 현대의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What is right the RIGHT thing to do?'라는 한가지 질문으로 점철해온 걸 보면, 해답이 쉬운 것도 아닌 것 같고 흑과 백으로 칼 자르듯 나눠지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남녀의 관계가 대결의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충분히 동의합니다.  혹시라도 대결구도로 그려졌다면, 그건 저의 짧은 글솜씨때문이니 양해하시길...

작성자:     작성일시:

이런 어렵고 무거운 얘기들을 나누고 계시면 잘난척 하기를 즐겨하는 제가 그냥 갈순 없고....

저도 "** 답다" 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참 버겁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본질적인 것인지 역할적인 것인지의 차이를 우선 구별할 필요가 있을 것 같구요. (남자 답다 vs 남편 답다)
정집사님 말씀하시는 내용을 아무래도 본질적인 의미로 본다면, 그 본질을 정의하는 주체가 누구냐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남자이고 여자인것은 우리 자신이나 사회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요새는 자기 맘대로 성별 정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본질에 충실하게 되어지는 것을 "**답다" 고 표현한다면 그것은 그 본질을 정의한 분에 대한 반응일 것입니다. 반면에 사회에서 기대되어지는 역할이나 모습을 갖추는 노력은 그 본질의 정의를 사회가 한다고 하는 가정아래 그 집단에 대한 반응이라 볼수 있겠죠. 좀 간단히 얘기하자면, 진정한 남자다운 남자는 그 남자다움을 창조주가 어떻게 정의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란 생각입니다. 물론 그것이 사회가 문화적으로 정의하는 남자로서의 틀과 분명히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자나 여자나 구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만들어진 존재냐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이게에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작성자: 댓글의 댓글     작성일시:

>진정한 남자다운 남자는 그 남자다움을 창조주가 어떻게 정의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란 생각입니다.

저도 김집사님 의견에 완전히 동의하는 것이, '**다움'이 어떠한 것이라며 '주장'하는 것 보다 '**다움'이어떤 것일까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움'이 어떤 것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창조주의 마음과 의도를 알아가려는 노력의 과정이라고 한다면, 어떤 집단이나 사회가 남자다움은 이라한 것이고 여자다움은 저러한 것이다라고 하는 선언적인 정의는 창조주에 대한 교만이 아닐까요?  남녀 관계 뿐만 아니라, 사회의 많은 현상들에서 어떤 하나의 큰 자를 모든 사람들에게 획일적으로 적용하려고 할 때 문제의 해결보다는 그 문제의 불덩이에 기름을 붓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남자와 여자가 구별이 되며 서로 다른 것에 100% 동의합니다.  서투른 글로 자꾸 오해를 일으키는 것 같아 죄송합니다.  남자와 여자가 다른 것은 세살박이도 쉽게 구분할 것 같은데, 유전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써 남녀의 구별은 성별의 구별과 그에 연유한 생리학적인 차이 이상의, 성별에 따르는 질적차등도 많이 있음을 확연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간결히 말해서, 남녀가 다르지 않다면, 두 성의 존재의 필요성이 없었을 것입니다.  창조주께서 남녀가 서로 보완적이니 서로 도와가며 번성하라고 두 개의 다른 성을 창조하셨겠죠?  그러면 서로 도와가며 잘 살아가면 돼지, 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원하지 않는 모습과 역할을 강요할 수 가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작성자:     작성일시:

결국 이 어려운(?) 주제에 대한 결론을 의외로 쉽게 낼 수 있겠네요.
그 뭐냐?  남녀가 만나서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알콩달콩 살아가는것이 창조주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을 것이고
그렇게 살아가는 남녀는 결국 남자답고 여자다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씀이지요.
그러면 오랜 세월 부부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 성도님들,
그 중에서 나도 아주 남자다운 사람이고 집사람은 아주 여자다운 사람이라는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