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You're good at it.
2. You love doing it.
3. You don't have to be paid.
이것들은 릭 워렌 목사의 대답 중 일부입니다. 질문은, 추수감사절 주일 밋더프레스의 인터뷰 끝무렵에 미스터 그레고리가 "(하나님이 너에게 준) 목적은 뭐라고 생각하느냐?"였습니다. 릭 워렌이 지은 책 '목적이 있는 삶 (Purpose-driven Life)'에서 따온 질문인 듯 합니다. 물론 그 목사님의 대답은 목사라는 직분으로 하나님을 알며 사랑하고 섬기며 그 사랑을 세상과 함께 나누는 것이 자기 삶의 목적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 개개인들을 각기 다른 모양으로 빚으셨는데 그 이유는 이 세상에 너무도 다양하고 많은 일들이 있는데 하나님이 그 모든 일들을 이루기 원하시기 때문이랍니다. 본인은 목사로 빚어졌다는 대답입니다. 꼭 로마서 한 대목 듣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개개인에게 준 목적은 '소명'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워렌 목사에 의하면, 미국사람들 대부분이 소명이 아니며 좋아하지도 않고 잘하지도 못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소명에 살고 있는지의 여부는 위의 세가지 기준을 적용시켜보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아마도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3번 질문에는 너무나 대답이 분명하군요. NO라고…
어릴때를 돌이켜보면 3번 질문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가난하게 살았지만, 돈 많이 버는 직업을 택하여 부자가 되어보겠다는 생각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자라며 대학졸업하고 결혼하고 세상을 살아가니 3번이 점점 중요해졌습니다. 워렌 목사는 3번에 연년하지 않고 이제까지 살아오셨나 모르지만, 사실 세속적인 직업을 가지고 3번을 무시하고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남편, 아빠가 되기 쉽상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소명이 아닌 직업을 가지고도 별 수 없이 살아가고 있나봅니다…
그런데, 자식을 키우다보니 자식이라도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소명을 가지고 살 수 있기를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줄리아는 잘하는게 여럿있어서고민인데 (팔불출 짓하여 죄송합니다), 다행히도 좋고 싫음이 분명하여 1,2번은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멘.) 애들이 흔히 그러듯 우리딸도 장차 갖고 싶은 직업도 많고, 아직까지는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줄리아가 평소에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최근에 5학년 역사과목이 너무 재미있어, 한번은 역사가가 되고 싶다며, 역사가들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하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혹은 질문은 단순히 역사가란 어떤 직업이냐였을 수 있는데, 저의 편견과 우려가 ‘역사가들은 어떻게 먹고 사느냐’라고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제 딴에는 현시대의 유명한 역사가들 두셋을 열거하며, 현실에서 그 사람들의 교수나 작가로서의 직업에 대하여 간단하게 설명하였습니다. 취지는 네가 좋아하면 역사가들도 ‘잘 먹고 잘 살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추구하라는 것이 였습니다. 이것은 제가 미국에 살며 끊임없이 들어온 이 사회의 직업관인 ‘네가 무엇을 하든지 네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추구하면, 다른 것들은 (돈 포함?)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사람들은 그 분야에서 마이클 조단같으니 일반적인 예가 아니어서 걱정되었습니다. 역사가가 돈을 벌지 못하여도 딸에게 추천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선뜻 그렇다고 스스로에게 대답하고 싶지만, 위선인 것 같습니다. 부모로서의 최소한의 바램은 딸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하며 적게 벌어도 생계를 걱정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줄리아는 나름대로의 계획도 있습니다. 하고 싶은게 많으니 먼저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여 몇 년하다가, 그 다음으로 가난한 직업을 택하겠답니다. 그렇게만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속으로 되새깁니다.
결국 인생을 살아가며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끊임없는 대화의 과정과 열매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줄리아를 특정한 형상으로 빚어주시고 은사를 주셨다면, 하나님께서 대답하실때까지 줄리아가 끊임없이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하면 자기의 소명을 찾아서 충만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합니다. 그 소명이 무언지 제가 대신 물어보고 싶은 욕심도 항상 있지만, 어쩐지 하나님은 줄리아에게만 대답하실 것 같습니다. 그러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줄리아가 잊지말고 항상 하나님께로 향하고 그 질문을 계속할 것을, 그래서 언젠가는 대답을 듣기를 기도하는 것 뿐입니다. 아멘.
줄리아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