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에서 온 편지 (동아시아 선교회, 안경숙 선교사)

작성자: 안경숙 선교사님    작성일시: 작성일2002-11-12 05:35:23    조회: 4,734회    댓글: 0
북경에서 온 소식                                                        2002년 11월

동역자님들께 드립니다.

“형제들아 나의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의 진보가 된 줄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빌1:12)

안대욱 선교사님께서 돌아가시고 앞이 캄캄하던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6개월이 지났습니다. 저와 이곳의 많은 형제자매들과 목회자들은 목사님이 하시던 많은 일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등의 염려와 근심과 두려움으로 한 동안 사로잡혔었습니다. 목사님이 떠나신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6개월의 기간 중 이곳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첫째, 그렇게 떨던 목회자들이 전보다 더 담대해 지며, 더 강해지며, 더 하나가 되고 서로 순종하며, 염려하던 학교 장소도 더 안전한 곳으로 옮겨졌고 완전히 안정되었습니다.

둘째, 8월에 신학교의 제7기 신입생들을 뽑고, 이미 두 학기를 다 마쳤고, 모든 학생들이 신입생들을 포함해 아주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셋째, 안 선교사님께서 마지막으로 개척한 복음교회는 더 많은 부흥들이 일어나 교인들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어서 교회를 분립개척 하였고, 얼마 전에 화교목사님을 모시고 부흥회를 했는데 주의 일로 헌신하겠다며 29명의 교인들이 강대상 앞으로 나왔습니다. 복음교회는 장 전도사님과 고 전도사님 이 두 분이 맡아서 인도하십니다.

넷째, 직업을 갖고 목회 하던 몇몇 중국인들이(장사하던 사람, 전문대학 학장, 직장인 등등) 본인들의 직업들을 완전히 그만두고 목회에만 전념하겠다는 사람들이 한 10정도있습니다.

다섯째, 몇몇의 중국화교들과 목사님들께서 여러 가지를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고 하시며 함 께 일하고 싶다고들 표현도 해주시며 아주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주십니다. 

여섯째, 그동안 찬송가가 적당한 것이 없어서 예배드릴 때 많이 힘들었는데 유 간사님의 수고로 1000여 곡이 넘는 중국 찬송가가 곧 나오게 되었습니다.

해야 할 일들이 아직도 너무나 많은 이 땅의 일들을 주님이 아시면서 왜 안 선교사님을 일찍 데려가셨는지는 아직도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빌립보서에 기록한 “나의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의 진보가 된 줄을 너희가 알기 원하노라”는 사도바울의 고백이 저의 고백이 됩니다.   

잠든 시간만이 저에게 유일하게 고통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아직은 바쁜 일들만 끝나면 아무것도 하기 싫고 잠만 자고 싶어요. 그렇지만 이것도 하루하루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시간이 많으면 더 힘든 것을 아시고 아버지께서 종종 바쁘게도 하시며,  여러 가지 일들을 미리미리 다 준비해 주시고 할 수 있도록 지혜를 주시고 여러 문제들이 어렵지 않도록 도우시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번 학기도 이제 2주 후면 다 끝납니다. 특히 이번 학기엔 여러분들이 오셔서 특강을 해주셨습니다.

심이석 목사님의 “교리사”,
쪙 ? ? 화교 목사님의 “목회학”
정화영 목사님의 “Wing Wing Team" 주일학교 교사훈련,
다니엘 위 교수님(홍콩신학교 부원장)의 “윤리학”
이상민 목사님(대구 서문교회담임)의 수련회인도(2박3일)
이성헌 목사님(미국 LA 빛과 소금담임)의 “에베소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다양하게  강의를 해주셔서 그 어느 때 보다 풍성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염려하던 통역 자도 너무나 확실한 사람을 보내셨습니다. 남자 분인데 조선족입니다. 신학공부를 삼자에서 했고  부인도 중국인이고 신학을 공부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중국인 학교를 다녔으며 한국말보다 중국말을 훨씬 더 잘 합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들의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다음 학기(봄)는 2월 중순에 시작되는데 강의와 교수진들도 다 준비가 된 상태입니다. 제가 염려한다고 되는 일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제가 무능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고백했을 때 아버지께서는 아무 말 없으시며 조용히 스스로 여러 가지 일들을 도와주심을 알았습니다. 이곳의 중국인 동역 자 들이 무엇보다도 열심을 내며 하나가되고 서로에게 순종하며 힘을 다해 섬기고 있습니다. 

이곳의 날씨는 늘 봄과 가을이 아주 짧고 여름과 겨울이 아주 긴데, 오늘은 늦은 가을비가 내려서 좀 싸늘하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꼭 겨울같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옆에 전기난로를 켜놓고 그동안 저에게 가장 많이 힘이 되어주셨던 여러분들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아이들은 제인이가 내년에 대학엘 가려고 요즘 여러 대학에 지원하는 중인데 제일 중요한 일을 결정해야하는 때에 아빠가 안 계셔서 많이 아빠의 빈 공간을 느끼며 슬퍼하고, 제이슨이는 남자 아이 라서 별로 표현은 하지 않지만 가끔씩 한숨을 쉬며 밖에 나가 산보하고 오겠다하지요. 그리고 요셉이는 사람들만 오면 아빠, 아빠 하면서 문 쪽을 자꾸 보며 아빠를 기다리고, 전화기를 갖다주며 전화하라고 해서 저의 마음을 무겁게 하지요. 2년 전에 심장 수술을 했는데 요즘 다시 입술이 조금 파랗게 변한 것 같아서 심장병 조사를 다시 한번 하려고 하지요. 

동역자님들

비록 안선교사님은 가셨지만 이전보다 더 구체적으로 관심을 보여주시며, 뒤에서 말없이 기도해주시며 위로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모든 것, 어떻게 표현을 다 못하겠습니다. 제가 그 사랑 힘입어서 이전보다 더 주님을 사랑하며 중국교회와 영혼들을 섬기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수고를 헛되이 하지 않으시며, 많은 열매로 주셔서 이 감사의 계절에 깊은 감사를 올려 드립니다.


진심으로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북경에서,

제인, 제선, 요셉, 안경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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