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하늘

작성자: 박진호님    작성일시: 작성일2005-05-15 05:57:46    조회: 4,435회    댓글: 0
2년전 아주 넓은 하늘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나의 왼쪽 끝에서
나의 오른쪽 끝까지 온통 파란 하늘뿐인 그곳을 기억합니다.

넓디 넓은 아마존 강의 가운데서 보이는 것은 강물과 하늘
뿐입니다.  밤세워 배타고 아마존 강가를 거슬러 올라가는
길엔 칠흙같은 어둠뿐이지만 정말로 쏟아질 것만 같은 무수한
별들이 하늘에 박혀있습니다.  악어들이 왔다 갔다하고 물
밑엔 피라냐가 가득하지만 너무나 평온한 자연그대로의
풍성함입니다.  거북이고기 셀러드 별 맛은 없었지만 공룡같이
생긴 물고기요리보단 나았습니다. 

다닌 동네마다 치아를 너무 많이 빼버려 이빨 빠진 사람들이
나를 원망할 것 같은데 또 연락이 왔습니다.  그 이빨 뺀
뚱뚱한 동양인 또 다시 오라고...  의사라고는 처음 본 사람들이
처음엔 옆에 잘 오지도 않더니 한두명 아픈 이빨을 통증없이
뽑는 것을 보더니 그 늘어진 줄이 동네를 감쌌습니다.  땀이
범벅이 됩니다.  아무리 그늘에 있다고 해도 아마존은 아마존
이라 땀이 예사일이 아닙니다.  내가 본 마지막 환자 참 잊을
수가 없습니다.  15살 어린 여자아이.  윗니 6개를 빼야하는데
그것도 앞니로만. 이제 한참 예뻐질려고 하는데 그 일을
행하는 나는 사형을 집행하는 교도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땀으로 덮혀 표시는 안났지만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이를 하나
하나 뽑으면서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bucket이 차도록 많이 뽑았지만 아직도 이가 아파 밤세도록
소리소리 지르는 사람들의 고통이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듣고 가지 않겠다고 말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2년전에
하루하고 반나절을 걸려서 들어갔던 선교본부를 반나절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을 뚫을려고 합니다. 그 넓은 하늘과 별들을
다시 볼 생각을 하니 너무 기대가 됩니다. 이번엔 악어고기도 꼭
먹을 겁니다. 그리고 나 때문에 이빨 빠진 사람들이 나를 안아줄
생각을 하니 참 흥분도 됩니다.

나에게 주어진 영역이 아마존까지 미칠 줄은 참 몰랐습니다. 
내게 주어진 거기까지 하나님앞에 가지고 와 예배할 줄은 참
몰랐습니다.  예배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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