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큰 가족 명절이라는 Thanksgiving Day . . . .
어제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운데 하루 종일
저희 가족과 또 하루를 우리 가족의 일원들로 지내 주시는데
기쁨으로 동참하신 여러 친구들과 relaxing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제 섭취한 칼로리를 소모하기 위해서는
몇 일 수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모인 형제, 자매와 같이 영화를 한편 봤습니다.
지금도 한국에서 인기리에 상영 중인 "괴물"이라는 영화입니다.
한국에서 이미 관객 천삼백만을 동원한 기록을 세운 영화입니다.
단순한 싸이파이(과학공상)영화라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영화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읍니다.
싸이파이로 생각하면 어떻게 저런 영화가 그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의문이 갈 정도로 미숙해 보이는 영화였습니다.
물론 기술 때문이라기 보다는 재정적인 이슈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이 영화는 흥미 보다는 시사성에 더 관심을 가진 것 같았습니다.
몇가지 특기할 만한 사실은,
영화의 악당 또는 악역은 "미국"과 "미국인"이고
한국의 사회, 정치, 경제는
단순히 미국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무능한 존재들이며,
결국 미국의 영향 아래 조성된 한국의 과학, 기술이 낳은
한강의 "기적"이 아닌 "괴물"은,
사회에서 실패자라는 레벨을 달고 있는
주변인들의 가족애, 인간애 같은 것,
또는 저항의식으로써 만 떨칠 수 있다고 외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영화가 한국의 역사나 시대적 현실을
잘 반영하는 것인지,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또 다시 무자비한 흑백논리에
한세대가 물들어 간다는 현실이
가슴을 저리게 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전 인구의 3분의 1일 이 영화를 보고
어두운 극장에서 환한 세상으로 걸어 나올 때,
그 느낌이 무엇이었을지?
누구도 믿을 수 없구나,
결국 다 이용 당하는 것이구나 등 등
비관적인 마음, 피해의식, 증오 등으로 무장되어
현 시대에 맞서 있을 때,
과연 어떤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인지?
물론, 이건 그져 한편의 영화일 뿐이고
평범한 사람들 모두 다 똑똑하게 평가할 능력이 있으니까
그런 염려는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이 영화와 이 영화에 대한 사회의 반응이란 렌즈로
오늘 한국의 대중 문화를 들여다 봤을 때 느끼는 점은
21세기 초, 경제, 과학, 문화에서 첨단을 걷는다는
한국의 시민의식이 여전히 피해의식, 불신과 울분으로
얼룩져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진정한 "괴물"은
이런 집단적 정신 상태,
또는 정서적 불안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