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년 기쁨의 교회 역사 중에는 이런 임직식이 없었습니다. 과거에 너무 화려하고, 지나친 것 처럼 느껴졌던 임직식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반박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항상 주일 예배 중에 임직식을 겸해서 했지요. 그리고 영광스러운 주일 "대 예배" 중에 임직을 받으시는 것이 그 어떤 것 보다 영광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었습니다. 꽃도 없고, 선물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기쁨의 교회에서 임직식을 경험해 보신 분들은 한결같이 색다른 느낌을 받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굳어버린 우리 만의 전통 . . . 주일 예배 때 하다 보니까 실제로 외부 손님이 많을 수도 없고, 물론 임직식을 교회 밖으로 광고하는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우리 임직자들에게 조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우리 식이 좋은 것 같기는 하지만, 우리 교회에 세워지시는 임직자들은 "축사"는 커녕 조금의 축하도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되기도 했지요. 내가 너무 유별난 목회 방침을 고집하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 질문을 해 봤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 봤던 임직식의 경쾌함 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 저의 마음에 다가온 찡한 감동의 순간들이 생각났습니다. 저는 우리 임직자들의 소박한 임직식에 빠짐없이 나타나는 감사와 헌신의 눈물이 생각났습니다. 어제 보았던 손 장로님과 아버님 되시는 손 목사님의 오열이 섞인 긴 포웅은 아마 저의 기억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혹시 우리 교우 중에 목회자 아버지 아래서 성장한 분들 중 아직 "어떤 상처"를 벗어 버리지 못하고 영적 피해의식 속에서 참 복음의 얼굴을 찾지 못하는 모습들이 언젠가 극복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 보기도 합니다.)
가끔 임직자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지 모르겠지만, 우리 교회는 계속 간결한 임직식을 고집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