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기도 [2]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06-04-13 14:28:22    조회: 3,109회    댓글: 2
기도로 마음을 여는 이들에게 신록의 숲이 되어 오시는 주님.

제가 살아있음으로 살아있는 또 한번의 새날을 맞아
오늘은 어떤 기도를 바쳐야할까요?

제 작은 머리 속에 들어찬 수천 갈래의 생각들도
저의 작은 가슴 속에 풀잎처럼 돋아나는 느낌들도
오늘은 더욱 새롭고
제가 서 있는 이 자리도 함께 살아 가는 이들도
오늘은 더욱 가깝게 살아 옵니다

지금껏 제가 만나 왔던 사람들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들을 통해
만남의 소중함을 알고 삶의 지혜를 깨우쳐 주심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오늘 하루의 길 위에서 제가 더러는 오해를 받고
가장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쓸쓸함에
눈물 흘리게 되더라도
흔들림 없는 발걸음으로 길을 가는 인내로운 여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 제게 맡겨진 시간의 옷감들을
자투리까지 아껴 쓰는 알뜰한 재단사가 되고 싶습니다

하고 싶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하기 싫지만 꼭 해야 할 일들을
잘 분별할 수 있는 슬기를 주시고
무슨 일을 하든지 그 일 밖에는 없는 것처럼 투신하는
아름다운 열정이 제 안에 항상 불꽃으로 타오르게 하소서

제가 다른 이에 대한 말을 할 때는
"사랑의 거울" 앞에 저를 다시 비추어 보게하시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남과 비교하느라
갈 길을 가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 오늘을 묶어 두지 않게 하소서

몹시 바쁜 때일수록 잠깐이라도 비켜서서 하늘을 보게하시고
고독의 층계를 높이 올라 내면이 더욱 자유롭고 풍요로운
흰 옷의 구도자가 되게 하소서

제가 남으로부터 받은 은혜는 극히 조그만 것이라도 다 기억하되
제가 남에게 베푼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큰 것이라도 잊어버릴 수 있는
아름다운 건망증을 허락하소서

오늘 하루의 숲 속에서 제가 원치 않아도 어느새 돋아나는
우울의 이끼, 욕심의 곰팡이, 교만의 넝쿨들이
참으로 두렵습니다

그러하오나,주님
이러한 제 자신에 대해서도 너무 쉽게 절망하지 말고
자신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어 가는
꿋꿋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게 하소서

어제의 열매이며 내일의 씨앗인 오늘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 때는
어느 날 닥칠 저의 죽음을 미리 연습해 보는 겸허함으로
조용히 눈을 감게 하소서

"모든 것에 감사했습니다"
"모든 것을 사랑했습니다"

나직이 외우는 저의 기도가
하얀 치자꽃 향기로 오늘의 저의 잠을 덮게 하소서

댓글목록

작성자:     작성일시:

  혹시.이 글이 저의 글일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출처를 밝힙니다. 사실 누구가 쓴 기도문인지 몰라 '누군가'의 기도입니다. 다른 웹싸이트에 있는 것을 복사해온 것입니다. 제목을 아무개의 기도라 할 것을 그랬나봅니다.^_^ 요즘 인터넷 상에 좋은 글들이 많아 한번 스크랩을 해보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쓸 수 있을거라 생각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_^ ;;;  부활을 감사하며 !!

작성자:     작성일시:

  글의 출저를 굳이 밝히시는 언니의 마음은 분명 실크같이 부드럽고 꽃 줄기처럼 가냘픈 생각들로 가득하겠군요.
그래서 인가 전혀 상상도 안되는 치자꽃 향기가 어느새 내 마음에 가득히 베여와 다시 한번 기도문을 읽게 합니다.
" 어느 날 닥칠
저의 죽음을 미리 연습해 보는 겸허함으로
조용히 눈을 감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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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치자꽃 향기로
오늘의 저의 잠을 덮게 하소서 2006/05/16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