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멍 [2]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09-09-11 07:58:06    조회: 1,728회    댓글: 2

보통 입을 입구멍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의학용어로는
입을 oral cavity 라고 표현하니 직역을 한다면 '입구멍'이라고
할 수 있다.  입구멍... 나의  밥줄이다. 입구멍이 없다면
입구멍 고치며 사는 나는 굶어 죽을 것이다.  그러니 베드로에게
그물이 손에 들려 있었다면 나에게는 사람들에게 있는 입구멍이다. 
내가 이 입구멍을 내려 놓고 떠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물을
내려놓고 떠난 베드로와 그 친구들처럼.

난 단기선교를 갈적마다 내가 끼어 있음으로 의료선교라는 타이틀이
늘 붙어 다녔고 모든 사역이 그렇게 맞춰졌었다.  올해 C국 사역은
나에겐 조금 파격적인 것이었다.  그렇게 먼 곳까지 가는데 내가 그곳
사람들 입구멍을 고치러 가는 것이 아니었다.  대신 내가 해야할 일보다는
동행하는 내 아들의 임무가 더 크고, 난 그 아들을 도와주어야 하는
일이 더 중요했다.  예전 같아선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나름 변화를
즐기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예수 믿지 않는 한 사람 때문이었다.

얼마전 무릎팍도사에 나온 “안철수”라는 사람의 이야기는 나에게
많은 도전과 교훈을 주었다.  잘 나가던 의사를 그만두고, 전국민을
상대로 엄청난 도움을 주었던 콤퓨터 백신 전문가로, 사업가로, 이제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  그의 올바른 신념과 철학은 개신교 특히
the reformed church 에서 너무나 강조하는 믿는 자의 세상속에서의
갖추어야 할 자세들을  너무나 투명히 삶을 통해 실천하고 있었다. 
정작 그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다.  주위사람들이 그가 기독교인이라고 
오해를 한다, 그가 보이는 삶의 정직함과 결과 때문에.

그가 이야기한다.. “삶의 효율성으로 이야기하면 자기는 빵점이다..
내가 일을 바꿀 때마다 그 바꾸는 일들이 이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  나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말이다.  그는 브레인도 있고, 의지도 있고,  순수성도
갖추었다.  다만 예수님이 없으니 우리가 접할 사람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우리의 꼴은 우습기만 하다…  슬픈 현실이지만 사회에서는 
믿지 않는 사람들중에 더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 더 많다. 

입구멍.. 고치는 일을 하기위해 여태까지 힘들게 왔지만 여기가 시작이고
구석구석 숭숭 뚫어져 있는 다른 구멍들을 찾아서 떠나는 일은 꼭
해야할 일이라는 의무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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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쓸 때나 하다못해 간단한 이메일을 써도, 제목을 어떻게 붙일까 고민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이렇게 간략하고 상큼한 제목을 보면 감탄합니다.  귓구멍, 콧구멍, 입구멍!  그나저나 집사님의 다음 글과 제목이 기대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