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그 사역팀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에 갈 필요가 없었지만
어부인이 종용에 할 수 없이 따라가서 합석하였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역에 대하여 간단한 토의가 있고난 뒤,
소속된 팀원들의 각자를 위하여 돌아가면서 중보기도를 하자고 하였다.
즉, 각자가 간구하는 뭔가를 위하여 기도를 서로가 해주자는 참 좋은 취지였다.
그런데 비록 같은 교회의 사람들이지만, 나는 그 팀원이 아니다보니
각자가 어떤 기도 제목이 있는지를 알 수가 없었기에 좀 난감하였다.
몇몇 사람들에 대해서는 평소에 바라는 것을 알 것도 같기에 혼자서 중얼중얼 기도를 하였는데
좀 젊은 여성에 대한 기도 시간에 어떤 내용을 하나님께 기도해야하는 지 알 수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 분위기 속에 물어볼 수도 없고 하여.....
결혼 적령기가 좀 지난 듯 보이는데 매번 혼자서 교회에 나오는 것으로 보아서
그녀에게 아마 결혼 문제가 시급하지 않을까 싶어서
"좋은 남자 만나서 신실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간청하는 기도를 하였다.
다행히 큰 소리로 하지 않고 나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조용하게 기도를 하기는 하였는데.
기도시간이 끝나고 아무래도 궁금하여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혹시 실례지만 결혼을 하였냐?"고
다들 하는 말이 "당연히 결혼하였지요. 지금 남편이 신학 공부를 하고 있는 전도사인데
좀 먼 곳에서 공부하고 있어서 함께 교회에 나오지는 못하지만요."
오. 마이. 갓.
나는 혼자서 슬그머니 화장실로 들어가서 다시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아까 기도한 것 취소해야겠다고, 제발 아까 기도한 것 들어주지 마옵소서."하고 말이다.
정말 나의 기도를 하나님이 듣고 바로 실행에 옮기겠다고 하였다면
그녀는 지금 남편과 헤어져 다시 결혼해야하는 운명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내 짐작으로 누군가를 위해 중보기도를 하다가는
여러 사람 이혼시키고 재혼시킬 뻔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