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의 언어. . .

작성자: Jeanyoung Calvin Lee님    작성일시: 작성일2007-09-23 20:35:50    조회: 2,571회    댓글: 0
    누구든 간에 다른 사람에게 속내를 털어 놓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가지 도구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기묘한 피조물 중에 하나인 언어라는 것인데요, 재미있는 것은 어떤 사람이 남들에게는 없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있을 경우에,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주로 말보다는 자기가 가진 지식과 그 지식이 실현되는 기술로 심중의 언어를 발화한다는 사실입니다. 더구나 그 지식과 기술은 특정한 도구를 통해서 드러나는데, 그 도구의 끝이 이 세상의 어느 한 점에 닿을 때 일어나는 일이 바로 그 사람의 심중 깊이에서 일어나는 언어가 발화되는 순간입니다.

    적어도 박집사님에게 이 가방은 선교의 마당 한 가운데서, 아니 그 마당 한 가운데 서 있는 가장 도움이 절실한 한 사람의 영혼에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도구라고 할 수 있겠죠. 시인이 아무리 가슴 깊이 울리는 깨달음이 있어도 조그만 펜촉 끝에서 그 마음이 잉크 속에 풀어져서 종이 위에 스며드는 것처럼, 집사님의 작고 날카로운 버(Bur)의 끝에서 비로소 사랑의 마음이 새겨지고 전달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한 동안 답답하고 아쉬웠을 집사님의 마음을 어렴풋이짐작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학창시절 아침에 버스를 타기 위해 한참을 걸어 나왔는데, 버스를 타려는 참에 꼭 필요한 동전 하나가 없는 것이지요. . . 적어도 운전사 아저씨에게는 동전투입구 바닥에서 울리는 명쾌한 동전 부딪는 소리가 제 인사의 대신이었는데 말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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