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도회 보다는 심야기도회가 더 좋다고 주장하던 나.
어느덧 밤이 깊기도 전에 꾸벅 꾸벅 졸아버리고,
버티다가 11시 한국뉴스 틀어 놓고도 다시 눈떠 보면
30분은 자버리기가 일수.
어떤 경우 손님을 집에 모셔 놓고도 10시만 지나도 꾸벅 졸다가 무안을 당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아침체질이 된 건 아니다.
그런데 수요새벽기도회가 짭짤하게 맛이나기 시작한다.
여름만 일단 해보자고 시작했지만,
날 위해서라도 계속하고 싶다고 선언해 버렸다.
혹 교회모임이니 할 수 없이 끌려 가다시피 나오시는 분은 안계시겠지만, 누구에게든지 짐이 되는 시간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필요한 자들에게 피곤한 시간이 아니라 도리어 안식과 평안을 누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후배(?) 전도사가 보낸 자작 시 한편을 올려본다.
이진영 형제는 창조문예에 시인으로 등단한 준프로 시인이다.
아침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 . . .
[농도 짙은 아침]
대기를
얇게 저미어
한걸음에 한 켜씩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하듯
걸어오시는
미명의 손님들
여유 부리다가는
물먹은 창호지(窓戶紙) 한 장을 두고
코앞에 닥친다는 말 그대로
어깨 잡아채는 아침
보이니?
가지와 가지 사이
들어찬, 이 푹신푹신한
차가움, 밟는 이슬방울마다
터지는, 소리 나는 풀밭은
어둠이 썰물처럼 쓰다듬고 떠난
아쉬움, 몸서리치며 기지개 펴는
꾹 꾹 눌러
새로 담으신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