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일 아침에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처음 펼치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이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함께 한다면
첫 출근하는 날
신발끈을 매면서 먹은 마음으로
직장일을 한다면
아팠다가 병이 나은 날의
상쾌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몸을 돌본다면
개업날의 첫 마음으로
손님을 늘 기쁨으로 맞는다면
세례 성사를 봤던 날의 빈 마음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신앙 생활을 한다면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가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 정채봉 -
유학생들에게 있어서 (심리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처음 유학와 살게된 도시,혹은 town 이 제 2의 고향과 같다고 합니다.
해외에서 전혀 안살아본 저는 (아마 저희 신랑도)
필라델피아가 앞으로 어딜가게되든,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도,
제2의 고향과 같은 느낌이 들거란 생각이 듭니다.
또 기쁨의 교회는 괜히 더욱 그러하구요.
작년(2005년) 7월 8일, 무지 막지하게 비가와서,
비행기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연속으로 타는 것 같았고,
비행기가 몇시간 연착을 했고, 그 와중에 비행기에서 속을 완전 버린후,
아주 정신없이 뭣모르고,필라델피아 공항에 내렸습니다.
"황은영 김소정" (내 이름은 없었던가?) 을 커다랗게 종이에 새기시고-
가슴팍에 얹어놓고, 정신없이 저희 짐가방을 찾는 저희 부부를,
멀리서 말끄럼히 째려보고(^^)계시던 정성국 전도사님 생각이 납니다.
필리에 전혀 연고도 없는 저희를 위해, 일주일동안 라이드 해주시고,
교회 챙겨주시고, 또 그날 바로 아파트 계약도 해주시고 ^^
마치 값없이 주시는 은혜를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공항에서 오면서, "저희 기쁨의 교회 한 번 나와보세요." 하는 말씀에-
(그당시 안디옥 교회 전도사님도 옆에 계셨는데^^- )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사심없이-
그렇게 기쁨의 교회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은아 아버님이시기도 한 은진 아버님께서 차가 없는 저희를
교회에 데려와 주셨었죠. 또 한번의 값없이 주시는 은혜였습니다.
첫 예배때, 이병은 목사님께서 감동적인 설교를 하셨었고,
아름다운 성가대의 찬양과 더불어
은혜롭고, 차분하며, 아름다운 예배를 드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에, 1년 동안의 유학생활은, 그것도 신학생으로의 유학생활은,
예상대로 말처럼 쉽지 만은 않았고, 모든게 다짐처럼 되지는 않았지만,
마치 10년을 보낸 것 같이 많은 일들이 있었던 1년 후,
모든 게 처음으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딱히 눈에 보이는 그 무언가를 이룬 것은 없는 것 같고-
이룬 게 없으니 잃을 것도 없는 것 같은 첫마음 ^^ 말입니다.
어김없이 학교에는 올해도 새로운 신입생들이 보이고,
열정과 더불어 두려움에 휩싸인 모습들을 봅니다 ^^
첫마음이란 어쩌면, 열정 그리고 동시에 두려움(fear)이 아닐까요.
무언가를 이루고자 하는 다짐과 열정,
동시에 그것을 못이룰수도 있을 상황에 대한 두려움의 혼합체.
위의 시를 읽으면서,
대학시절 한국교회사 강의를 하시던
은퇴를 앞두셨던 나이많은 교수님의 말씀이
특유의 말투와 더불어 생각납니다.
"항상 첫마음을 잃지 말아야해-
이 땅에 교회를 세웠던 선교사들의 첫마음처럼 말이야-."
그 선교사 분들에겐 많은 열정과 다짐이 있었겠지만,
더불어 많은 두려움이 있었을 거라 생각이 됩니다.
더이상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잘 생각이 안나는 가운데에
글을 마칩니당.....^____^